가을 행진곡/장운기
구멍 뚫린 잎새 사이를 비집고
작은 햇살이 들어온다
맘대로 골라 입은 색동 옷
서로 폼 내느라 내가 온 줄도 모른다
가을을 즐기려는 화가는 시인이 되고
시인은 가수가 되는 가을 소나타
억새꽃과 국화를 사랑 한 가을은
생명이고 행복이고 사랑이다
산들대는 바람과 흘러가는 구름과
황금 들녁이 아름다운세상
가을을 노래하는 귀뚜라미는
떼 지어 날아가는 기러기를 부른다
난
툭! 툭! 떨어지는 빗방울 따윈
신경 쓰지 않는 도도한 자태 속에
조용히 가을 행진곡 을 부르고 싶다